흔적지우기 – 양주혜 개인전

전시명    흔적지우기 (양주혜 개인전)

전시장소   아트선재미술관

전시기간   1998년 7월 17일~9월 13일

전시설명

프로젝트적인 성격이 강한 설치작업을 주로 해왔던 양주혜는 이 전시에서도 역시 전시장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업을 보여줍니다. 일상적인 오브제들이나 공사장의 가림막 위에 점을 찍어나가는 양주혜의 작업방식은 이번 아트선재 미술관에 설치된 <흔적지우기>라는 작업에서도 연장되어 작가의 작업에 등장해온 기존의 색점들은 텍스트로서의 반야 심경을 지워가며 작품을 완성해갑니다.

작품명    시간의 덫

작품크기   3 x 4 x 2.2M

작품재료   책꽂이, 책

작품설명

불교의 문외한으로서 반야심경을 처음 대했을 때 그 심오한 내용의 텍스트로서 보다는 5글자가 한줄로 한문장을 만들어 53줄이 원형의 형태로 쓰여진 ‘시각적 형태’로서의 이미지로 기억하게 되었다. 나의 작업의 늘 넘기 어려운 걸림돌이 되어버린 ‘이미지와 텍스트’라는 두 개의 상관된 개념이 완벽하게 하나가 된 모습으로 보여지기 시작하였고 감히 이 텍스트를 이용하여 작업을 해 봄으로서 ‘보여주기와 이름붙이기’, ‘그리기와 말하기’, ‘재현하기와 의미하기’, ‘바라보기와 읽기’ 등의 문제들이 어떠한 형태를 띄고 나타나는 지를 보고 싶어 시작한 일, 아니 무용의 놀이이다. 수 없이 읽어 내려간 글자들을 지워나가는 작업을 반복하면서, 형태 속에 담론이 각인되지 않을까? 이 많은 시호들이 공간형성을 자율적으로 하지 않을까? 色이 空과 다르지 아니하고 空이 色과 다르지 아니하니 색이 곧 공이오 공이 곧 색이며 수 ․ 상 ․ 행 ․ 식도 또한 그러하니 끝없이 찍어나간 색점들은 결국 ‘텅빔’에 이르지 않을까? 그리하여 텅빔을 흔적으로 남기고 또 흔적을 따라 지워가며 사라짐 속에서 다시 사라짐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한 무상의 노동이다. (작가노트 중)